Edouard Boubat -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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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사이지만 1월과 2월은 참 다르다. 새해들어 달력의 첫 장을 뒤로 넘기고
'추억이 깃든 스웨터'라는 제목의 그림이 담긴 2월의 달력을 보고있다. 만일 계속 직장생활을
했더라면 올 2월달 달력을 보곤 아니 이럴수가! 어쩌다 2월달 근무일수가 20일 만땅일 수가
있는거냐? 하고 급좌절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긴 이건 너무 배부른소리가 아닌가?
계속 직장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에 절반쯤은 안도하면서 한편으론 너무도 뻔한 일상적인 야근과
회의, 보고서에 지긋지긋해하고 좌불안석하며 지내고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하다.
지난 몇 달 사이 달라진 건 외적인 상황 뿐만은 아니다. 게다가 그 외적인 변화라는게 단 하나의 상황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그것을 둘러싼 시간과 공간, 그것과 엮여진 사람들, 그 사이를 넘나드는 숟한 생각과 감정들, 나와 그들, 나와 타자들.. 그런 관계들도 더불어 달라져간다. 게다가 그것이 현재진행형일때 앞으로 어떻게 어떤식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미 지나온 시간들이 이만큼이고 이젠 정녕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고(그러고 싶지도 않지만)
앞으로 살아내야 할 시간들은 매일매일 도둑처럼 들어와 뭔가를 훔쳐서 달아나는 것 같다. 아침마다 그런 상실감에 눈을 뜨곤 했다 고 10년쯤 뒤에 지금 이 시절을 그렇게 기억할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하루 이틀 사이에 달을 넘기고 2월이라는 만만한 징검다리 달을 앞에두고서 이 다리를 건너
올 한 해를 하나씩 하나씩 건너가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올 들어 처음으로..
아직은 이르지만 봄은 또 어김없이 찾아올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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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동안 다시금 손에 잡았던 몇 권의 책들, 그 중에 파스칼 키냐르가 있었다.
그는 여러권의 책을 저술했고, 그가 쓴 글들은 대부분 '소설'이라는 장르로 편입이 되곤한다.
하지만 키냐르의 글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思惟의 성찬이라는 표현이 더 걸맞는다.
그의 작품안에서 조우하는 노래와 시, 詩에 가까운 산문들, 단상과 아포리즘, 풍경을 묘사한
17세기의 소묘 한 점, 역사의 한 장면, 3인칭으로 씌여진 일기, 성찰과 고백록, 타고난 이야기꾼의 담론, 논문이나 평론의 한 구절, 글과 글 사이에 놓여진 다른 오솔길들, 은유들, ...
그것을 모두 소설이라는 이름으로만 부르는건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들을 독주곡이라고 해석하는 것과 같다.
<로마의 테라스>
이 소설이 어떤 이야기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키냐르는 '사랑하는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인정하지 않은 판화가의 이야기입니다.' 라고만 대답했다고한다. 인터뷰자체를 싫어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것은 일부만 맞는 말이다. 소설의 내용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인정하지 않은 부분은 말로서 이야기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몸므라는 이름의 판화가는 목을 다쳐서 성대가 상했기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내 아들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으나 그는 자신의 아들이라는 걸 알아보았다. 그때문에 목숨을 잃어가면서도 사랑하는 여인을 그대로 닮은 그 젊은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칼이 자신의 목을 긋는 순간 그는 살아있다는 환희와 솟구치는 기쁨에 온 몸을 떨었다. 그것은 말보다 어떤 인정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었다.
몸므의 이야기들, 그 한 장 한 장은 홀로 존재하는듯 서로 엮여져있다.
2 0
전체가 거의 다 하얗게 보이는 드라이포인트.
빛에 잠식된 난간의 받침살들 위로 한 형상이 보인다.
나이 든 남자의 모습이다. 지그시 감은 두 눈, 흰 턱수염,
다리 사이에 들어가 있는 손, 테라스 위, 로마, 황혼녘, 하
루 중 제3의 시간. 저무는 태양의 황금빛 광휘에 휩싸여,
그는 자유로움과 살아 있다는 행복에 흠뻑 취해 있다. 포
도주와 몽상의 사이에서.
2 2
이 세상에는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지점들이 존재하오.
이런 공간들은 옛날이 굳어진 순간들이지. 모든 것이 먼 옛날의
열정을 지니고 그리고 집결한다오. 그것은 하느님의 얼굴이오.
인간보다 거대하고, 자연보다 광대하며, 생명보다 활기 있는
무엇, 인간과 자연, 생명보다 먼저 존재하는 천체계(天體
系)처럼 놀라운 태초의 힘이 남긴 흔적 말이오.
"사람은 늙어갈수록, 자신이 통과하는 풍경의 광채에서 몸을
빼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네. 바람과 세월에 닳고, 피로와
기쁨에 탄력 잃은 살갗, 갖가지 체모, 눈물, 땀방울, 손톱과 머리
카락, 이런 것들이 마치 낙엽이나 죽은 나뭇가지처럼 땅에
떨어져, 두툼한 살갗 외부로 점점 더 번번히 빠져나가는
영혼을 흘어지게 하지. 마지막 떠남은 사실상 흩어짐에 불
과해. 늙어갈수록 나는 내가 도처에 있음을 느끼네. 이제
내 육체 속에는 내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나는 언젠가 죽
는다는 것이 두렵네. 내 살갗이 지나치게 얇아졌고, 구멍
이 더 많이 생겼다고 느끼지. 난 혼자 중얼거리네. '언젠
가 풍경이 나를 통과하겠지. "
3 8
.................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매혹적인 하룻밤이 있어. 저녁마다
여자들과 남자들은 잠이 들지. 그들은 마치 어둠이 추억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 밤 속으로 빠져들어.
그것은 추억이네.
남자들은 때로 자신들이 여자들과 가까워진다고 믿
지. 그들은 여자들의 얼굴 표정을 바라보네. 그녀들의 어
깨를 감싸안으려고 팔을 뻗어. 그들은 저녁마다 상대방
의 몸을 향해 돌아누워 서로 옆구리를 맞대고 잠이 드네.
그렇다고 더 깊이 자는 것도 아닐세. 그들은 단지 밤의
노리개에 불과해. 그들을 태어나게 했고, 어디서나 무엇
에나 그림자를 드리우는 보이지 않는 장면의 노예일 따
름이야. "
Terrasse a Rome par Pascal Quig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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