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시선 2010. 1. 3. 16:34

재뉴어리 * 雪



하룻밤 자고 나니 해가 바뀌었다.
새해 연휴의 마지막 날, 내 앞에 놓인 시간들이 백지(白紙)같다.
새해의 굳은 다짐이나 결심보다는 되도록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들에게 말을 걸어 본다. 응답은 하루 하루 지나며 선명해 질것이다.
눈과 귀를 바짝 열어놓아야지.

정오의 창가로 쏟아지는 아리보리색 햇빛들,
어느때의 햇빛은 눈부심을 넘어  현기증이 나도록 비현실적이다.
너무도 적나라한 현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일월, January
재뉴어리라는 이름에 얽힌 유래와 그 의미를 연상할 수 있으므로
지나간 것과 다가올 것들, 밤과 낮의 두 얼굴을 동시에 그릴 수 있으므로
일월은 야누스적이다. 일월은 빛과 그림자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 안으로 딛는 첫 발자국은 오래된 첫 발자국이다.
시작은 어느 지점의 끝과 더불어 열리는 것이니까..
하지만 시작은 언제나 세상에서 처음으로 걸어보는 길인양
그렇게 열린다.


 

앙드레 케르테즈 andre kertesz
washington square, new york 1954

  
* 雪

1월 4일, 새해 첫 출근날 눈앞에 펼쳐진  이 기록적인 눈사태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정말 어마어마하게 눈이 내렸다.
2000년대 들어서 이렇게 많은 눈을 보기는 처음인듯하다. 출근대란속에서 나를 포함한 사무실
사람들이 거의 단체지각을 했고, 인천에서 오는 동료는 거의 점심시간이 다 되어 도착했다. 
창가 옆 내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면서도 끝임없이 내리는 눈으로 자꾸 시선이 갔다.
점심을 먹은 후 사진찍으러 나가자는 동료들 따라서 올라간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야말로 雪國이 따로 없었고..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하고 차암~ 좋구나 좋아!

오늘 퇴근은 평상시보다 1시간 빨리했다. 대부분 집이 멀고 아침나절 전쟁치루듯 출근을 한 탓에
좀 편하게 가라고 그런것 같다. 대신 내일부턴 출근시간을 준수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런대로 지하철 퇴근길은 아침에 비하면 순조로왔는데 동네어귀까지 가는 버스가 스키장으로 변한
언덕길을 못올라가는 바람에 중간에 내려서 4정거장을 눈밭을 걸어 귀가 했더라는;;; 
엄청 빡시게 시작한 새해 첫 출퇴근길, 내일은 또 한파와 빙판이 기다리고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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