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낮에게 2010. 9. 20. 19:40

지난 여름, 다가올 가을


날짜를 보니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게 딱 석 달 만이다. 마지막으로 포스팅한 날은 6월 20일, 그때만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집을 비우게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간혹 들어와서 글을 올릴것이라고 여겼고 사실 여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가끔씩 들어와 글쓰기 창을 열기는 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을뿐 키보드는 늘 제자리에서 멈췄다. 그것 말고는 특별한 이유나 핑게거리가 없다. 유난스런 폭염과 폭우로 하늘 평안할 날이 없었던 날씨탓 같기도하고 140자면 충분한 트위터가 블로그보다 더 쉽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여느때처럼 집과 사무실을 왔다갔다 하면서 간혹 영화에 빠져 지내기도 하고 여름휴가때는 친구와 함께 전주를 다녀오기도 했다. 한옥마을을 산책하다  비를 피해 찾았던 찻집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여러번 걸러서 마셨던 황차의 맛은 지금도 가끔 그립다. 찻집 주인이 자분자분하게 일러주던 황차의 효력과 그녀가 입었던 갈빛 한복, 정원쪽으로 난 자리에 앉아 빗줄기가 잦아지는 걸 보며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눴던 시간들은 이제 블로그의 이야깃감으로 소개하기도 너무 늦어버렸다. 

추석연휴가 시작된 오늘, 낮엔 미용실에 가서 여름내 무성히 자란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 머리뿐만 아니라 마음도 정돈되고 가뿐해진 느낌이다. 엄마는 나물과 탕국을 할 재료를 준비하시고 나도 일손을 돕는다. 밖에 나간 동생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막힌다고 전화가 왔다. 오늘 저녁은 좀 늦어질 것 같다. 배가 고프면 밥은 맛있기 마련, 연휴의 첫 날 저녁나절이 소소하게 지나고 있다.


*
이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합니다. 지금보다는 자주 글을 올리려고해요.  긴 글이 쓰고 싶어졌거든요. 
추석연휴 동안 친구분들 마실도 다니고 안부인사도 전해야겠죠..
그런데, 모두들 안녕하시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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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낮에게 2010. 6. 20. 19:43

오랫만이다


오랫만이다, 예전부터 글을 자주 올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올 들어선 블로그를 왜 자꾸 이렇게 방치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바빠서라거나 글을 올릴 만한 것들이 없어서 라고 말하기도 그렇다. 하나의 이유는 되겠지만 모든 이유는 아니므로. 사실 그동안 글로 옮기고싶은 일상의 글감들은 꽤 많았다. 하루의 삼분의 일 이상을 보내는 직장이라는 좋은 먹이감 외에도 길을 떠났던 원주와 홍천에 대한 풍경과 사진들, 친구와 사무실 초대권으로 관람한 연주회와 오페라에 대한 리뷰, 간혹 집에서 나홀로 봤던 몇 편의 오래된 영화들, ... 
예전같으면 그 중 절반 정도는 글이나 사진으로 옮기기위해 기억하고 기록하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했을터인데 올해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겠지.
여름이다. 더위와 장마가 교차되는 계절, 아침에 일어가는 게 겨울보다 수월하고 출퇴근길이 덜 고생스럽다는 걸 위안삼아 되도록 웃는 날이 조금 더 많기를 기대하면서.. 모든 분들도 평안하고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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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낮에게 2010. 5. 18. 22:37

여 행 길



지난 5월 8일-9일엔 김해에 다녀왔습니다. 혼자는 아니고 엄마와 함께요. 엄마와 단 둘이서 이렇게 긴 여행길을 떠나는건 처음이었어요. 어떻게 지금껏 그럴 기회가 없었지? 의아하게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어릴적엔 가족들이 모두 같이 다녔었고 중학교 들어가서부터는 아예 가족행사나 여행엔 끼지를 않았던것 같아요. 그 이후 더 나이들고 사회생활하고나선 주로 친구들과 다녔던 것 같고 그렇군요. 엄마는 또 엄마대로 친구분들과 어울려서 다니셨고 말이죠. 아무튼 모녀가 같이 길을 떠났다는 게 이번 여행의 또 다른 의미라고 생각이 듭니다. (^^;) 서울에서 기차로 꼬박 5시간이 걸리는 남녘땅, 먼길 만큼이나 가는 길도 쉽지는 않았는데 이번 행은 거의 십여년만이군요. 김해엔 큰집 막내오빠 내외분과 작은할머님이 살고계십니다. 할머니는 팔순이 훨씬 넘으셨으나 여전히 쾌활하시고 낙천적이시더군요. 어릴적 기억에 각인된 모습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으셨습니다. 작은 할머니는 우리 할아버지의 동생인 작은할아버지의 아내되는 분입니다.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다 돌아가셨기때문에 지금은 우리집안에서 가장 어른이시죠. 오빠네 집에서 하룻밤 묵으며 밤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는데 엄마와 할머니는 먼 옛날의 기억들을 되살리면서 제가 미쳐 알지 못한 시절의 이야기까지 꺼내놓으시더군요.

이튿날  우리 모두 김해에서 멀지 않은 봉하마을을 찾아갔습니다. 언니와 오빠의 안내로 봉하마을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앞 둔 시기여서 우리가 찾아갔을때는  방문객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고 마을자체에서도 행사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봉하마을은 조그마한 시골동네입니다. 마을 어귀에서 사저까지 4-5킬로미터는 될 것 같았는데 작년에 조문객들이 이 길을 걸어서 조문을 했다고 하더군요.


나머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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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낮에게 2010. 4. 12. 00:43

0412


4월 2번째 주말, 겨울이 가고 봄이 온 거리를 많이 걸어다녔다.
지난 겨울 눈을 맞으며 만났던 친구를 오랫만에 봤다.
같이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었다.
얼마만에 가져보는 시간인지 모르겠다.
어디를 가고 싶다거나 뭘 하고 싶다거나 누굴 보고 싶다거나..
그런 욕구들도 겨우내 잠을 자고 있었는지
이제서야 깨어나 눈 비비고 기지개를 펴는 느낌이다.
광화문에서 헤어지며 그랬다. 담엔 네 생일쯤에 보겠네.
얼마 안 남았잖아. 같이 여행을 가자는 이야기도 했었는데 
먼길을 떠나기는 좀 그렇고  당일 다녀오는 기차여행은 어떨까.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내일 비가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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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낮에게 2010. 3. 16. 21:42

3월, 봄이 오긴 오는걸까



올 3월, 참 유난스럽고 까칠하다. 
그동안 얼마나 음산하고 을씨년스러웠는지,
지랄맞은 날씨같으니라구 하고 속으로 얼마나 투덜거렸는지,
이제서야 절반을 끝낸 숙제처럼
이 지겹게 끝나지 않는 겨울의 끝자락에 마침표를 찍어주고 싶다.
봄이 기어이 오긴 올테지만 얼마나 대단하게 오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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