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낮에게 2008. 12. 26. 23:24

세밑, 그리고 사람들



 12월 26일이네요. 크리스마스가 지났고 이제 닷새후면  2008년과도 작별입니다.
 참 파란만장했던 한 해가 저물어가는군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올 한 해는 어떻게 기억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숭례문전소,
 미친소와 광우병, 촛불시위, 고유가시대, 미국증시폭락, 10월의 대공황사태.., 이런 암울한 단어들 
 말고도 개인적으론 기쁘고 충분히 축복받을 만한 일들도 많았을텐데 말이죠.

실은 지난주에  몇몇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습니다. 문구점에서 카드를 고르고 펜으로편지글을 쓰고 우표를 부쳐서 동네에 있는 우체국이 아닌 우편취급소에서 발송을 했어요.
이런식으로 카드나 편지를 보내 본것이 몇 년만이지 모르겠어요. 올해는 카드메일이나 웹메일은 생각조차 안했고 어쩌다보니 문자마져 보내지 못했네요. 카드 몇 장, 그게 다예요. 다만 오랫만에
쓰는 글이 너무 좋았고 그 시간들이 큰 위안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친구 덕분에 <렛 미 인>을 봤어요.  봐야지 봐야지하면서 어느새 잊고 있던 영화였는데.. 포스터에 등장한  옆모습의 금발소녀는 알고보니 오스칼이란 이름을 가진 소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엘리는 동양적인 매력을 지닌 뱀파이어 소녀더군요.  북구의 설경과 핏빛이 그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습니다. '렛미인' 은 인간이 뱀파이어를 초대한다는 의미입니다. 초대를 받지 않고 인간의 방에 들어간 뱀파이어는 온몸에서 피를 뿜게 되니까요. 

오늘은 정말 어찌나 춥던지요,  이래저래 일이 있어서 거의 하루종일 바깥에서 지내야했는데
집에 들어와서도 얼굴이 벌개져선 한 참 동안 손으로 볼을 문지르고 손을 비비고 그랬어요.
저녁엔 두부와 호박을 넣은 된장찌게를 먹었는데 그 훈훈함에 속이 다 풀어졌습니다.

세밑인데.. 다들 잘 지내시나요? 오랫만에 안부인사 전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시간들, 무엇보다  따뜻하고 평안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한 해의 기억들을 되돌아보니  여러 사람들의 모습들이 떠오르고 글이라도 써서 기록해두고
싶은 것들도 있네요.

 * 얼마전 바탕화면으로 깔아놓은 그림인데 이 그림을 볼때마다 <나니아연대기>랑
 오래전에 받았던 크리스마스 카드도 연상이 되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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