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글 사이 2009. 4. 14. 22:01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반죽한 '생각'과 '지식'의 빵들..


이사한 집  신고식겸 주문한 책은 <위저드 베이커리><지식ⓔ 4><생각의 탄생>이었다.
먼저 읽은 <위저드 베이커리> 탓일까 '지식'과 '생각' 을 동시에 읽기 시작하면서 엉뚱한 상상을 하게된다. 빵을 반죽하듯이 지식과 생각도 그럴 수 있다면.. 위저드의 마법사(제빵사)는 마음조절을 용이하게 해주는 마인드 커스터드 푸딩이나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려주는 메모리얼 아몬드 스틱,  땡땡이 치고 싶을때 나대신 학교나 회사에 가줄 수 있는 도플갱어 피낭씨에를 만들지 않았던가. 그에게 이번엔 생각과 상상의 효모를 넣은 머핀이나 지식컬렉션 초코케익 같은 신제품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고 싶어진다. 그가 수락한다면 비록 소설속이지만 난해한 3차 방정식이라든지 열역학 문제를 가뿐하게 해결 할 수 있는 머핀이 탄생할 것이다. (성공적인 머핀이 나올때까지 모니터링을 하며 얼마든지 먹어줄 용의도 있다)주문한 고객이 문제를 떠올리며 머핀을 온전히 음미하는 순간  문제는 수식이 아닌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방정식을 풀려고 사고하기 이전에 이미 그의 심상엔 해답이 그려질 테니까. 평소에 직관을 무시했던 사람이라면 이번엔 그것의 본질과 능력에 놀라워할 것이다. 그다음엔 이미 알고 있는 해답을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공식과 논리의 언어로 해석해 주면된다. 게다가 그 모든 과정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다.  머핀과 더불어 새로운 차원의 인식의 세계를 경험해 보는 것. 꿈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경계인이 되보는 것, 그 마법의 순간에 잠시 접속해 보는 것.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가?

물론  난 소설의 내용중 극히 일부만을 차(인)용했을 뿐이다. 실제론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고 또 일어나서도 안돼겠지만 그런식으로나마 <위저드 베이커리>의 상상과 이미지에 다른 영역을 엮어보고 싶었다. 제빵사가 빵을 반죽하듯 생각을 요리할 수 있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닐거라는 여지는 남겨두고도 싶다. 방정식과 역학말고도 생각의 주제는 무궁무진하니까. 한편으론 소설의 세계는 미래의 현실일수도 있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순간 분명한 건 <위저드 베이커리>의 후반부 두 가지 경우에서 난 N쪽으로 달리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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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작.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 펴냄
지식ⓔ  season 4   EBS지식채널ⓔ지음. 북하우스 펴냄 
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드번스타인 미셀 루드번스타인 지음. 박종성 옮김. 에코의서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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