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필름 2008. 11. 28. 00:14

순정만화


아침부터 초겨울비가 내리던 오늘 일찌감치 찜해두었던 영화 한 편을 보러 나갔다.<순정만화> . 몇년 전 모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되었던 강풀의 <순정만화>, 이 연재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부터 보고싶은영화 0순위였다. 개봉일에 맞춰 어제 예매를 했었다. 평일 낮시간대라 그런지 영화관은 의외로 썰렁했다. 양쪽 사이드 관객석은 텅 빈채 달랑 열두명의 관객들이 맨 가운데 자리에 모여앉아 완전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관람했으니..(설마, 저녁시간대나 주말엔 이렇지 않겠지?) 감상포인트는 <순정만화>라는 제목에 딱 맞춰서 찍은 영화라는 것. 수영과 연우 하경과 숙 이 두 커플의 연애이야기에 <純情>이라는 플롯이 방향잡이를 해준다. 전체적인 분위기나 톤 인물과 대사 설정등이 그 방향대로 나간다, 처음부터 끝까지. 솔직하고 당돌하게 다가오는 고등학생 수영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하면서 아저씨라는 호칭이 맘에 걸리는 서른살 공무원 연우의 어눌한 말투와 조심스러움, 옛 연인의 추억을 쫓고있는 하경에게 첫 눈에 반해서 무작정 대책없이 조르고 따라다니는 숙이의 행동들도 그 '순정'이라는 키를 놓치는 않는다.  딱 거기까지이지만 영화속의 순정함은 애써 포장한 영화적 장치라기보다는 나름 원작의 감성에 충실하기로 한 결과물이라고 보여진다. 그 그림안에서  그들  네 사람과 희망을 연결해보는 것도 그다지 나쁜것 같지는 않다. 마지막 장면에서 연우가 타고 달려가는 자전거가 그를 또 다른 페이지로 이끌것 같은 상상을 하면서말이다..   
 
 
 
만화 <순정만화>의 작가 강풀씨가 
이 커플들을 연결해줄 우산장수로 나온다. 
흰색 도너츠무늬가 있는 파랑색 우산을
수영과 숙이 옥신각신하며 각각 2개씩 산다.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
이 영화 잘 되었으면 좋겠다. 
첫 날 관객수보고 조금 걱정이 되는군 ^^;



 
 

그리고 tip하나! 영화 끝났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 마시고
엔딩 크레딧 완료될때까지 앉아서 스크린 감상하실것!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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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21. 21:34

할람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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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필름 2008. 11. 20. 00:54

굿바이 레닌 - 지상 최대의 거짓말! ^^




"1978년 8월 26일 독일에서 최초로 우주선이 발사되던 날 우리집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열살남짓한 소년, 알렉스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굿바이 레닌>은 재밌고
훈훈한 영화이다.
어린 알렉스와 누나가 여름별장에서 보낸 아버지와의 즐거운
한 때가 비디오테이프로 플레이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곧 이어  서
독에서 열린 학술회의에 참가했던 아버지가  적국의 여자와 사랑에 빠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라는 아들의 멘트가 이어지면서 방향을 잡기시작한다. 사회주
의가 온전하게 실현되는 세상을 꿈구는
엄마는 충격에서 벗어나  집에서 아버지
의 자취를 모두 없애고 열혈당원으로 변신해 아이들을 정성껏 키운다.
그렇게 시
간이 흘러 10년 뒤인 1989년,  20대에 접어든 알렉스는 당시 한창 무르익어가기
시작하던 냉전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해빙무드을 타고 동독과 서독의 자유왕래
와 서신교환등을 요구하는 반정부시위대에 참
여한다.
시위대에 동참한 아들이 경
찰에 끌려가는 장면을 목격한 어머니가 충격
으로 쓰러진다. 
코마상태는 수개월간
지속되고 그 사이 동과 서로 나뉘어져있던 
베를린 장벽이 해체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한다.  그 이듬해 동독과 서독이 재
통일되는 시기가 가까와 올 무렵 마침내 어
머니는 8개월간의 혼수상태에서 깨어
난다.


문제는 코마의 원인이 심장발작이라 조그마한 충격에도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것. 그때부터 아들 알렉스의 머리가 복잡해진다. 열혈 사회주의 당원이셨던 어
머니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서구 자본주의 물결이 자기 집에도 침투했다는
걸 알게 되는날이면..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집안을 완
벽하게 통일이전의 분위기로 바꿔놓는다. 
어머니가 찾는 동독제 오이피클이 생
산을 중단해서 구할 수 없자 쓰레기통을 뒤져서 간신히 라벨을 찾아 네덜란드제
오이피클에다 붙여서 깜쪽같이 속이는가 하면 어머니 생일날엔 아이들을 초정해
서 동독시절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부르던 사회주의찬양가를 불러드린다. 하지
만 알렉스의 눈물겨운 효행도 방에 TV를 설치해달라는 어머니의 요구에 거의 좌
절하다시피하는데.. 구하면 찾는다고  방송쪽에서 일하는 절친한 친구의 도움으
로 동독시절 녹화해두었던 방송테이프를 틀어주는것으로 일단 위기를 넘긴다. 한
술 더 떠서 그들은 직접 뉴스 시나리오와 멘트를 작성해서 녹화를 한 프로그램을 
방송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어머니는 세상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그럴때마다 아들은 그 상황에 맞는 또 다른 시나리오를 각색해서 뉴스시간에
내보내는 식으로
 어머니의 의구심을 풀어드린다. 서독의 노동자와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구하러 동독으로 계속 이주해온다는 뉴스를 듣곤 서독난민을 위해
돕고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어머니앞에서 더더욱 난감해지는 알렉스. 그 즈음
어릴때 떠난 후 전혀 소식을 모르던 아버지를 봤다는 누나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영화는 아들이 사랑하는 어머니를 충격에서 보호하기위해 기상천외한 거짓말을
계속 해야만 하는 상황에 촛점이 맞춰져있다. 하지만 그 에피소드들은 굉장히
감동적이고
훈훈하며 사랑스럽다. 베를린장벽 해체와 독일의 통일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한 가족사와
인물들, 알렉스와 어머니 그리고 친구들의 시선을 통해서
사회주의가 해체되고 레닌의 동상이 철거되기는 했지만
그 세상에도 삶의 충만함
과 생활의 기쁨이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어머니역의 배우가 인상적이었는데 그녀는 아이들을 훈육하고 자신이 바라
사회주의 실현을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이상주의자로 표현되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게 해주는 것은 그녀의 아들, 알렉스이다.  그는 어머니를 위
해 
지상 최대의 거짓말을 하기에 이른다. 어차피 독일통일이 이루어진 마당에
언젠가는
어머니도 그 사실을 알게 될텐데 이왕이면 그 절차를 동독이 서독으로
흡수 합병되는것이 아니라 동독이 서독을 향해 기꺼이 문을 여는 쪽으로 각색하
기로 한 것이다. 결국
알렉스가 연출한 베를린 장벽을 허물고 활짝 열어제친 사
회주의의 승리는 곧 그들이 
늘 생각했고 실현되기를 바랬던 세상이 아니었을까싶다. 

레닌의 흉상이 헬리콥터에 매달려 어디론가 사라진 뒤..어머니의 유골이 담긴 폭
죽이  아버지와 알렉스, 가족과 지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을 향해
우주선처럼 발
사된다. 불꽃이 된 어머니는  밤하늘에 별처럼 반짝이며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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