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필름 2009. 6. 17. 00:38

시선 1318- If You Were Me 4







영화관람이후 이 영화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찾아봤다.  
2008년 34회 독립영화제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고
2008년 '아시아의 옴니버스 영화'라는 특별전에서 상영된 적이 있다.
국가인권의원회에서 제작했단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열셋에서 열여덟살에 이르는 아이들의 인권에 대한 5개의 시선들, 
5편의 단편영화, 5가지의 에피소드들이다.


<진주는 공부중>
의도하는 바는 알겠지만 조금 작위적이고 산만하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어디서 이야기 됐을 법한 설정.  뮤지컬이라는 형식이 이 경우 그닥 성공케이스는 아닌듯하다.
남지현을 보면서 왜 난 이렇게 사람을 몰라보는 걸까? 했다.
근데 덕만이랑 너무 다르잖아. --;

<유.앤.미> 괜찮았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맘에 든다.  교실책상에 업드려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친구를 보면서 어떤 동질감을 느꼈던 적은 없었는지? 그앤 어쩌면 나와 비슷한 상황일지도 몰라, 그애라면 내 말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 적은 없었는지? 그래서 가까워지고 싶었던 친구가 없었는지?  거기서  멀고도 먼 시간이 흘렀구나 싶은..

 <릴레이> 스토리상으로 본다면 굉장히 가슴이 찡한 영화가 됬을 법한 에피소드.  게다가 포스터에서 가장 포커스를 맞춘듯한  박보영과 문성근 정유미까지 나온 에피소드이긴 한데.. 
근데 난 왜 별로지? --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 조금 난해하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잘 캐치를 못하겠던데..
그렇다면 이미 기성세대 다 되서 그런가보다 그래야 하는건가?
하지만 장면장면이 재밌었고 많이 웃었고 중간중간 시큰했다.

<달리는 차은> 드디어! 이걸 쓰기 위하여 여기까지 ㅎㅎ
무엇보다 차은이가 마지막 에피소드로 달려준 게 고맙고 다행이다. 5편의 단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차은이가 엄마한테 퉁명스럽게 굴 때도 엄마의 말투가 어눌 할때도 그녀가 외국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어디가 좀 아픈가? 했다. 필리핀에서 온 전화받고 언니랑 수다를 떠는 걸 듣고 나서야 아! 외국인이구나 했다. 달리는 걸 너무 좋아해서 학교육상부에서 활동하는 차은이는 육상부가 없어진 후 다른 아이들처럼 육지에 있는 학교로 전학가고 싶어하지만 아버지는 묵묵부답이다. 
갇혀있다는 답답함과 자신의 마음을 누구도 이해해 주지 않는다는 그 막막함, 그런 차은일 먼 곳에서 온 필리핀 엄마는 어느날 차에 태워 같이 길을 떠난다. 중간에 편의점에 들려 라면를 들고 소주를 마시면서 옛날 이야길한다. 모진 한국의 추위가 싫어서 필리핀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을때 붙잡은 사람이 세살박이 차은이었다고. 차은인 내가 언제 잡았냐고 딱 잡아떼지만 하룻밤 사이 두 사람은 붙잡고 붙잡힐 수 밖에 없었던 엄마와 딸, 모녀 사이가 되있었다. 늘 다가가기 어렵고 멀다고만 여겼던 그 사이가 오늘밤은 그들의 따뜻한 어깨만큼 가까와진 듯 하다.





*
6월 14일 오후 3시 45분 씨네큐브에서 관람하다.


내안의 필름 2009. 6. 8. 20:40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 Kirschblüten- Hanami



 
바닷가 앞에서 노년기에 접어든 두 사람이 파란색 숄(그땐 숄이라고 여겼었다)안에  감겨있다. 
이 압도적인 블루의 색감때문에 벽 한 면을 차지하고 있던 포스터를 처음 봤을땐
오로지 풍경과 제목만이 눈에 들어왔었다. 하나의 덩어리처럼.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 이라니.. 그런데 영어제목은 cherry blossoms이라고?
대체 무슨 이야길까?  저 두사람은 친구인가 부부인가? 그렇게 궁금해하던게 벌써 두 계절 전이다.

포스터안의 두 사람은 트루디(아내)와 루디(남편)이다. 그들의 상반신을 통째로 감싸고 있는 것은 숄이 아니라 트루디가 늘상 입고 있던 가디건이다. 손으로 짠 평범한 가디건. 부부는 지금 발틱해를 여행중이다.  바닷가를 산책하던 날 햇빛은 좋았지만  바람이 불었고 추워하는 루디에게 트루디는 자신의 가디건 팔 한쪽을 건내준다. 이렇게해서 두 사람이 한 벌의 가디건을 같이 입고 있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풀어놓을 이야기들이 한 보따리라고 말 하고 싶은 영화였다. 영화의 내용뿐만 아니라 한 장면 한 장면의 색감이 뛰어났고 그냥 통째로 스틸을 올려놓고 싶을 정도로 예쁘고 아름다운 컷들이 많았다. 사실 포스터의 저 장면 하나만으로도 영화의 전반부는 다 설명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늘 후지산을 동경하고 여행하고 싶었던 트루디는 루디가 불치의 병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알게된다.  영화는 남편 없이 혼자 후지산을 가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는 트루디의 독벽으로 시작한다. 언젠가는 떠나겠지, 늘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루디의 병을 알고 난 후에도 적어도 둘이서 후지산을 여행할 시간은 있으리라 여긴다. 하지만.. 

그 보다 먼저 베를린에 있는 큰아들네와 딸을 보러가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부모님이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는 자식들, 어느덧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는 "우리는 걔들을 모르고 걔들은 우리를 모른다" 라는 루디의 말로 요약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공감은 하면서도 그냥 좀 쓸쓸해지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발틱해를 여행하게 된 것도 실은 시간을 내기 어려운 자식들에게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이다.

하지만 죽음을 선고받은 루디보다 트루디가 먼저 세상을 떠난 후 영화는 본격적으로 이야기 끈을 풀어놓기 시작한다.  '벗꽃' 혹은 '벗꽃구경'이라는 원제 대신 쌩뚱맞은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이라는 한글제목을 택한 이유중의 하나는 영화의 후반부의 내용이 십분 작용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루디의 삶에선 남편과 아이들외에 소중했던 것이 있었다. 거의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루디마져 미쳐 그 정도까지인 줄은 깨닫지 못한 그녀의 분신이자 꿈 말이다. 평생 그녀를 따라 다녔지만 평소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그림자같은 것, 영화는 그 꿈이 그녀가 배우고 싶어하던 격렬한 몸짓의 부토춤일 수도 있고 후지산의 벗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루디에게 트루디의 사랑은 그녀가 준비한 양배추롤 일 수도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이 한 벌의 가디건안에서 롤처럼 감겨 있는 장면은 얼마나 상징적인가! 루디는 도쿄체류중 막내아들 칼에게 아내가 자기에게 해 준 것처럼 양배추 롤을 만들어준다. 루디를 버리고 트루디가 되어보는 것, 그의 몸 안에 살아있는 그녀의 그림자를 되살려 보는 것, 그것이 또 루디가 아내에게 보내는 마지막 사랑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내의 옷을 입고 그녀가 보고 싶어하던 일본의 풍경과 후지산, 벗꽃을 구경시켜 주는 것 말이다. 그러다 어느날 공원에서 만난 부토춤을 추는 소녀 유에게 루디는 그림자춤 이라고 불리는 부토을 배운다. 유와 루디는 함께 부토춤을 추지만 실은 유와 루디 그리고 트루디가 같이 어울려 추는 것 같았다. 루디는 트루디가 평소 즐겨입던 기모노를 입은 채 후지산 앞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아들과 딸, 친혈육도 몰랐던 트루디와 루디의 삶의 한 부분을  먼 이국땅에서 만난 열여덟살의 소녀, 유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유는 여전히 공원에서 트루디나 루디와 더불어 이야기를 하고 부토춤을 추고 있다. 손에는 분홍색 전화기를 들고서..


사랑후에 남겨진 것들, Kirschblüten - Hanami, Cherry Blossoms-Hanami

 감독: 도리스 되리(2008년/ 독일. 프랑스)
 출현: 엘마 베퍼(루디) 하넬로레 엘스너(트루디), 아야 이리즈키, 막시밀리안 브뤼크너
 음악: Kanno Yoko의 'Little Black Book'

카노 요코의 '리틀 블랙 북'은 영화의 메인테마곡이다.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엘마 베퍼와 하넬로레 엘스너같은 배우들과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도리스 되리는 행운아라고 해야 할 듯, 물론 그 반대의 말도 성립되겠지만..  





내안의 필름 2009. 5. 15. 23:46

세상의 모든 아침 Tous les matins du monde



 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Tous les matins du monde sont sans retour)
 '매일의 여명은 오직 한 번 뿐' 이다.




루이 14세가 집정하던 시절 1660년경의 프랑스, 길게 늘어뜨린 가발을 쓴 악사들이 베르사이유 궁정에서 왕과 귀족을을 위해 연주를 할 무렵  비올라의 거장 쌩트 꼴롱브(Monsieur de Sainte Colombe)는 사랑하는 아내를 사별하고 어린 두 딸과 더불어 은둔생활에 들어간다. 집 마당에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홀로 악기를 연주하고 두 딸을 가르치며 아내를 잃은 슬픔을 달랜다. 가끔씩 그의 환상속으로 찾아오는 아내는 언제나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꼴롱브의 연주를 듣곤한다. 그의 말처럼 두 사람은  '세월도 갈라 놓지 못하는' 부부였다.

아내를 향한 그리움이 커 갈수록 꼴롱브는 세상과 사람들에겐 더 없이 까칠하기만 하다.  딸들을 사랑하지만  까다롭고 엄격하기만 할 뿐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게다가 그의 명성을  듣고 궁정악사로 초빙하러 찾아온 귀족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쫓아버린다.  부귀영화가 보장된 궁정악사 자리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허름하지만 평온한 오두막과  왕의 귀를 위한 소리가 아닌 자신의 음악을 선택한다.  

그러나 세속의 잣대로 본다면 쌩트 꼴롱브 선생은 외고집에 괴팍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일 뿐이다. 아버지처럼 가난을 대물림하는 구두수선공이 되기 싫어서 음악가의 길을 선택한 마랭 마레(Marin Marais)를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인 이유는 그의 잔재주때문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연주한 그의 음악속에서 통렬한 삶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적 동거는 처음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자기 몰래 궁정악사로 활동하는 마랭 마레를 꼴롱브는 더 이상 수용하지 않는다. 한편 마랭은 스승의  딸 마들렌느(Madeleine)와 사랑에 빠지고 꼴롱브가 딸에게 전수해준 실질적인 음악적 가르침을 그녀의 개인수업을 통해 배우게 된다. 마랭은 출세를 위해 기꺼이 마들렌느를 떠난다. 혼자남은 마들렌느는 그의 아이를 사산한다.


십여년의 시간이 흘러간다. 그동안 마랭 마레는 궁정악사로서의 영예와 부를 얻었고 결혼도 했다.  생트 꼴롱브는 나날이 초췌해지고 병들어가는 딸 마들렌느를 돌보며  오두막에서 비올라를 연구하고 자신의 작품을 연주한다.  그의 오두막엔 여전히 죽은 아내가 찾아와  외로운 그의 말동무가 되어주곤 한다. 마랭 마레가 자기에게 헌정하는 '순진한 어린소녀'(Une jeune fillette)를 작곡했다는 소식을 들은 마들렌느는 죽기 전에 옛연인이 연주 하는 그 곡을 듣고 싶다는 말을 전한다. 어느날  마랭이 마들렌느를 찾아 온다. 그리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는  마들렌느 앞에서 그 곡을 연주한다. 그가 떠나던 날 마들렌느는 목을 매 생을 마감한다.


딸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오두막에 칩거하고 있는 꼴롱브,  그 누구와도 자신이 생각하는 음악에 대해서 속 깊은 말을 나눌 수 없었던 꼴롱브의 탄식을 마랭 마레가 숨어서 듣는다. 스승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받고자 말을 달려 찾아온 제자에게  꼴롱브는 그대는 음악에서 무엇을 구하느냐고 묻는다. 음악은 왕이나 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스승에게 제자는 그럼 침묵을 위한 것이냐고 되묻고 꼴롱브는 침묵은 언어의 이면이라고 응답한다. 영예도 사랑도 돈도 방황도 과자 부스러기도 아니라면 대체 음악은 뭐냐고, 난 더 이상 모르겠노라며 대답을 포기하는 마랭.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맺은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음악과 음악가에 대한 의견에 관한한 조금도 거리를 좁히지 못한 그들이었다. 그러나  마랭이 고백하는 말을 듣는 순간, 꼴롱브는 이제서야 서로가 가까와지고 있음을, 결국 그들은  같은 길로 들어서고 있음을 깨닫는다. 음악이란 지친자들의 휴식이라는 말,  길을 잃은 아이를 위한 것이고 구두장이의 망치소리를 잊기 위한 것이었노라고 마랭은 털어놓는다.

" 내 탄식을 들었겠지? 난 죽을것이네"

"죽은 자를 위해 잔을 남겨야겠지요"

" 자 그럼 먼저 한 잔 하고 죽은 마들렌느를 위해 같이 연주하세나"

 

다시 십수년의 세월이 지나 궁정악사의 최고자리에 오른 노쇠한 마랭은 제자들을 모아 놓고 스승의 삶을 회상하며 전설적인 쌩뜨 꼴롱브 선생과 음악에 대한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지금까지 그가 회상한 모든 이야기들이 바로 '세상의 모든 아침'의 줄거리이다. 
지치고 침침한 눈을 들어 주위를 바라보는 마랭에게 쌩트 꼴롱브가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

"자네가 자랑스럽네.. "

 

세상의 모든 아침 (Tous Les Matins Du Monde )
 
감독 / 알랭 꼬르노 Alain Corneau
각본 / 알랭 꼬르노 Alain Corneau
원작 / 파스칼 끼냐르 Pascal Quignard
제작 / 프랑스 1991년

캐스팅

장 피에르 마리엘 Jean-Pierre Marielle
제라르 드빠르디유 Gerard Depardieu
안느 브로쉐 Anne Brochet
기욤 드빠르디유 Guillaume Depardieu
카롤 리세르 Carole Richert 
미셀 부케 Michel Bouquet
장-끌로드 드레퓌스 Jean-Claude Dreyfus 
이브  람브러슈 Yves Lambrecht
미리암 보이어 Myriam Boyer Nadege Teron 
카롤린 시올 Caroline Sihol


촬영 /  Yves Angelo
음악 / Marin Marais Marin Marais
음악(감독) / Jordi Sav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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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필름 2009. 2. 25. 00:13

그동안 본 영화들 정리나 해보자



 
2009년 1-2월 사이에 본 영화들이다.


 
트와일라잇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워낭소리 


어톤먼트 (멀고도 긴 속죄의 길. 실제로 본 것과 봤다고 믿어버린 것의 차이!)
인 불룸
미스리틀 선샤인(올리버의 춤을 할아버지가 보셨다면 ^^*)
님스 아일랜드(미스리틀 선샤인, 아비 게일이 꽤 자랐더군 ^^)
야곱의 사다리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중 이런게 있었다니! 강추)
달콤한 인생
찰리와 초콜릿공장
원스 (다운받아 보고 소장품으로 보존)
스타워즈(에피소드1 2 3 )
매트릭스(1. 2. 3 ) (이제서야 매트릭스가  제대로 보이는 듯)
복수는 나의 것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멋진 하루 (최근에 본 영화중 가장 기억에 남을.. )
미저리 (대부의 첫째아들 소니가 미저리의 작가였다니)
여인의 향기(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단역시절의 재발견! )
88분
굿 윌 헌팅
죽은 시인의 사회(이젠 어쩔 수 없이 카르페 디엠!)
울학교 이티 (무료 티켓으로 별기대없이 본 영화치곤 건진게 많네)
레지던트 이블 (좀비들은 이 영화 따라갈 게 없는듯)
미션
늑대의 후예들(이제는 잊혀지고 말 할 수 없는 역사의 숨겨진 이야기들)
사랑은 타이밍(샤방샤방 가볍게가면서 충분히 가슴을 열게 만드는)
상성(상처받은 도시) 
아메리칸 히스토리 X (에드워드 펄롱이라는 배우를 각인시킨)
비커밍 제인
노라 (이완 맥그리거의 제임스 조이스! 19금)
돌이킬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잔인함의 극치, 중간 중간 끊어가면서 볼 수 있었던)
씨클로
오래된 정원
세컨핸드 라이온스
길버트 그레이프
도니 브래스코 (마피아로 검색하는 도중 도니 브래스코라는 위장취업한 FBI요원을 만나다)
데스티네이션 
오픈 유어 아이즈

스트레인저(그 시대에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니!! 역시 미스터 히치콕)
몬스터(너무나 가슴 아프고 너무나 쓰라린, 샤를리즈 테론 소름끼친다)
마네킨
시민케인(케인이 죽으면서 남긴 마지막 말, 로즈 버드가 무엇인지 아는지?)
방콕힐튼 
비포선라이즈. 비포선셋 (말해서 무엇하리. 5년뒤 10년뒤에도 다시 볼텐데.. )
이터널 선샤인
대부(1.2.3 ) 
더티댄싱
파 프롬 헤븐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나의 장미빛 인생
러브레터
머더 인 마인드
이브의 모든것(쇼 비지니스세계를 통해 본 아메리카의 비극)
훌라걸스 (일본 탄광촌 여인들의 인간승리)
도쿄타워 (오다기리 죠와 키키 키린의 도쿄타워)
어웨이크
리턴
라빠르망
파리, 텍사스(여전히 내게는 유효한것들, 라이쿠더, 제인과 트레비스, 텍사스의 로드)
아메리칸 파이
귀를 기울이면
연애소설
스노우보더
붉은다리 아래 따뜻한 물

등등..




*
윗 목록중에서 개봉관에서 관람한 건 <워낭소리> 한 편이다.
붉은색으로 칠한 목록은 예전에 본 영화를 다시 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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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필름 2009. 1. 7. 22:48

하나-비/Hana-bi



HANA-BI 불꽃놀이 혹은 폭죽.
花火 하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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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폭력배(야쿠자) 전담 형사 니시의 생활은 폭력배들과의 목숨을 건 대결, 그들의 위협과 미끼와 복수극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현장과 죽고 죽이는 잔인한 폭력들로 꽉 차 있다. 그런데 피냄새가 진동하는 니시의 일상을 한 겹 더 들어가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가정과 가족의 불행한 역사와 만나게 된다. 그는 몇년 전 어린 딸아이를 잃었고 그 충격때문에 실어증에 걸린 아내는 암에 걸려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검은 선그라스로 가린 그의 얼굴은 아무에게 보여주고싶지 않은 환부같은것일까? 거침없이 총을 빼서 적에게 단호히 방아쇠를 당기는 이 남자의 손은 참 비정해 보인다. 그것은 드러난 손이다. 하지만 그에겐 드러나지 않은 다른 손이 있다. 굳이 내보이고 싶지 않고 의도하지 않아도 보여지는 손. 그 손으로 니시는 아내를 보살피고 눈내리는 언덕받이를 좋아라하며 아이처럼뛰어가다 웅덩이에 빠진 그녀의 손을 잡아 꺼내준다. 아내와의 마지막 여행을 위해 주저없이 은행을 털기도한다.  범인을 검거중에 총에 맞고 불구가 되어 형사직을 사임한 동료 호리베에게 매달 그림도구 일체를 부쳐주고 죽은 동료의 아내에게 달달이 약간의 돈을 송금해준다.

물론 하나의 손이 다른 편의 손을 상쇄해 주지는 않는다. 그는 두 가지 행위 사이에서 갈등할 테지만 어느것이 옳고 어느것이 그르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그에게 중요한 건 명예나 공명심, 출세따위가 아니라  단 한 사람 남은 유일한 가족, 아내 미유끼일테니 말이다. 가족을 잃은 상실감이나  한 때 온전했던 가정에 대한 향수는 <하나-비>의 내면에 흐르는 정서인것 같다.  니시는 딸이 죽었고 곧 아내도 잃게 될 것이며 호리베는 불구의 몸으로 아내와 딸에게까지 버림받는다. 그가 그린 그림들은 상실 以前의 그 곳으로 돌아가고픈 열망들이 잘 나타나 있다. 호리베는 자기를 찾아 온 니시에게 모든걸 잃은 후 오히려 홀가분해졌고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비록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니시의 삶은 자신의 것보단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하나-비>는 무엇보다 인상적인 영상을 구현하고있다.  "다케시 블루"라고 불린다는 파랑색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것은 <하나-비>를 상징하는 색조같기도 하다. 고뇌와 우울함, 죽음과 담담하게 대면하는 색조. 한 사람의 존재 전부이다싶은 슬픔들.. 하지만 그것에 압도당하지 않고 아침마다 해를 마주보듯 그 사이에서 평온과 웃음조차 건낼 수 있는 그런 기운이 깃들인 색조같다.   

실어증에 걸린 아내가 니시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말은 "고마워요" "미한해요"
 였다.  누군가에겐 지진아같이 보였을  미유꼬는 사실 남편이 자신을 위해서 한 모든것들을 잘 알고 있었다. 다 감지하고 있었다. 마지막 장면은 바닷가인데 동료형사들이 야쿠자들을 모두 살해하고 아내와 함께 한 때를 보내려고 온 니시를 체포하러 온다. 니시가 잠깐 시간을 달라고 부탁한다, 아주 잠시 동안이면 된다고.. 동료형사는 그를 기다리면서 이렇게 말한다.
"난 결코 그와 같은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아."
그러고 얼마 후 두 발의 총성이 울린다.  
폭죽이 터지듯이..


 

■ 기타노 다케시

FILMOGRAPHY

DIRECTOR

1989 VIOLENT COP/그남자, 흉악함에 관하여
1990 BOILING POINT / 비등점
1991 A SCENE AT THE SEA / 그 여름 한없이 조용한 바다
1993 SONATINE / 소나티네
1995 GETTING ANY? / 모두 할 수 있냐?
1996 KIDS RETURN / 키즈 리턴
1997 HANA-BI / 하나-비
1999 기쿠지로의 여름
2004  피와 뼈
2008 Achilles and the Tortoise/ 아킬레스와 거북이
2008 To Each His Cinema / 그들 각자의 영화관

ACTOR

1983 MERRY CHRISTMAS. Mr. LAWRENCE /전장의 크리스마스
1993 MANY HAPPY RETURNS / 매니 해피 리턴스
1994 JOHNNY MNEMONIC / 코드명 J
1995 FIVE OF THEM / 그들중 다섯

하나-비
감독/각본/편집: 기타노 다케시
음악: 히사이시 조
촬영: 야마모토 히데오
조감독: 시미즈 히로시
니시 역: 기타노 다케시
호리베 역: 오수기 렌
미유끼 역: 키시모토 가요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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